교환학생일기 :: ~ D+19 일본 생활 3주차 (무보정, 스압주의)

2016. 10. 5. 21:27Let's go/Shinshu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정말 여러가지 일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써야할 지 모르겠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진도 군데군데 없고... 희미해지려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씁니다 ;ㅁ;



  D+2



  국제교류회관 도착한 다음 날 먹은 첫 식사. 햇반, 김치, 멸치볶음.


  막 도착한 데다가 심각한 길치라 동네 구경을 가기는 뭣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할 게 있는 것도 아니여서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밖에 나가 회관 주변만 둘러봤습니다.



  아직 공사중이었던 회관.



  회관 옆. 역시 자전거가 주 이동수단인 나라답게 많은 자전거가 주차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탈 줄도 모르고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을 제외하면 교환학생 기간 중에 탈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렌탈조차 하지 않았지만, 봄학기에 오실 예정이거나 1년 이상 교환학생으로 있을 예정이라면 자전거를 구매하시는 걸 강추합니다.



  예... 이쯤되면 제가 얼마나 할 짓이 없었는지 느낄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회관 주변에는 할 게 없습니다. 정말로. 음식점은 많지만, 본격적인 유흥(?)을 하려면 역근처 시내까지는 나가봐야해요.




  D+3 ~ D+18

  


  함께 한 학기를 보낼 다른 한국인 유학생을 처음으로 만나 인사하고, 처음으로 회관이 아닌 밖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라멘 가게에서 가장 기본 메뉴처럼 보이는 걸 시켰는데 굉장히!!! 매우!!! 맛있었습니다. 존맛!!! 특별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로 맛있었어요. 특히 국물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제가 편식이 무척 심해서 채소는 거의 입에 대지 않는데 국물맛이 벤 재료를 남기는 게 아까워서 시금치까지 다 먹었을 정도입니다. 여태까지 한국의 라멘 전문점에서 먹었던 라멘들이 부정당하는 맛이었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이쪽이 더 저렴했습니다. 650엔이었나? 역시 오리지널은 따라잡기 어렵네요.


  그 다음 주부터는 다행히도 이런저런 수속때문에 조금씩 바빠졌습니다. 신슈대학의 교환학생으로 오면 레벨 테스트를 거쳐 수준에 맞는 일본어 수업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테스트를 위해 학교로 갔다가, 우산없이 오는 바람에 비맞은 안경을 닦았는데 하필 안경다리가 그때 부러져서(......) 아아 망했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시험을 보고, 그 다음날 바로 안경을 맞추러 시내로 나갔습니다.



마츠모토에서 시내라고 할 수 있는 마츠모토역 근처. 왼쪽에는 JR마츠모토역, 그 앞에는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다.



마츠모토의 버스. 아직 종이표를 사용한다. 찍은 날짜가 다른데 이 때는 시내 구경하러 나갔었다.


9월 21일에 주문했는데 10월 1일에나 받을 수 있다니!!! 별 수 있나요. 절대 부러뜨리지 않으리, 라며 인생에서 최고로 비싼 안경을 맞추고, 예정에 없던 큰 지출에 잠시 낙심했지만 친구들이랑 지내다보니 뭐, 금방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원래 올리려고 했던 교환학생일기를 지금 몰아서 쓰고 있지요... 후...


  이후에는 시약소(시청같은 공공기관)에 가서 주민등록과 건강보험 관련 서류를 처리하고(물론 튜터가 대부분 다 해줬습니다... ^0^) 은행에 가서 계좌와 카드도 만들고(이것도 튜터랑 함께!), 걸어서 20분 거리인 마트에 가서 필요한 것도 샀지요. 전부 안경 없이. (...) 온세상이 블러 필터처리 된 것같이 보여 특별하지만 딱히 아름답진 않고 안경을 소중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친구들 따라 놀러나갔을 때 봤던 신사와 그 주변 거리.


  한 번은 왠종일 밖에 나가서 정말 유흥(???)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대충 점심도 먹고, 백화점도 둘러보고, 신사며 기념품 가게도 쭈욱 돌아봤었습니다. 너무 걸어다니느라 지쳤었는지 몇 장 남아있질 않네요. 그도 그럴게, 역에서 회관까지 걸어서 40분은 걸리니까요. 거기에 구경다닌다고 골목골목 돌아다닌 거 생각하면 정말 많이 걸었죠... 여행 체질은 아닌가봅니다.



일본의 가라오케. 가타가나로 루비가 있긴 하지만, K-Pop의 가사가 무려 한글로(!) 나온다.


  이건 다른 날 놀러갔을 때의 사진. 정말 틈만 나면 놀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 1개당 요금이 아닌 1인당 요금이라 한국에 비하면 꽤 비싼 편이지만, 시설이 매우 쾌적하고 또 편리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말 좋은 노래방이 아니면 담배냄새가 나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든데 정말 깨끗했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의 리모콘이 버튼식이 아닌 터치식이라 깜짝 놀랐어요ㅋㅋㅋㅋㅋㅋㅋ 버튼 리모콘은 화면에 대고 검색을 하는 식이잖아요? 그래서 일본 노래라도 부르면 가사를 표시하는 공간이 넓어져 노래 검색을 못 하고, 그러다보니 눈치보면서 예약을 해야 했답니다... 하지만 터치 리모콘은 아예 리모콘에 예약 시스템이 다 들어가있어서, 리모콘만 보면 되니 굉장히 편하더라구요! 이런저런 계산을 해서 드링크바 포함 3시간동안 1인당 1350엔? 정도 내고 놀았던 것 같아요.



일본 가라오케에 미니 1집 타이틀 숨바꼭질 출현! 일본 진출이 실감난다.


  K-pop이 예상 외로 정말 많았습니다. 우리 별님들 타이틀까지 실려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비록 1곡 밖에 없었지만 우리나라 노래방에는 2016년 8월말 기준으로도 아스트로 노래가 단 한 곡도 없었으니 매우 충격이었어요!!! 보자마자 너무 기뻐서 덕밍아웃하면서 불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 인트로때 MJ 진진 차은우 문빈 라키 윤산하 아.스.트.로! 하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고요. 그렇게 놀랄 일인가...? 갱장히 머쓱한 것...


  일주일 뒤에 나온 테스트 결과는 B 클래스였답니다. A가 제일 낮고 E가 제일 높은데, 일본어 전공자 친구들이 D, C 클래스였으니 저는 결과에 매우 만족합니다. ^_^ 아, 그리고 이 기간동안 각종 일정에 지각을 너무 많이 해서 튜터한테 정말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9월 28일에 드디어! 개강을 하고, 조금씩 학교 생활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D+19



은행에서 온 편지. 이거 못 받아서 고생한 친구 여럿 있다.


  신청했던 카드와 보안카드, OTP처럼 생긴 보안스틱(?)을 받았습니다. 회관 방세(야칭) 자동이체를 위해 연 계좌라 특별히 돈을 꺼내 쓰진 않을 것 같아요. 생활비는 하나 비바G 카드로 인출할 생각이에요. 5만엔 인출했을 때 수수료가 대략 1만원쯤 되는 것 같더라고요. 가장 저렴한 우체국 외화송금수수료도 8천원 ~ 1만원 선(200달러 한도)이니 카드로 한 번에 많이 인출한다면 1회 기준으로 비교해도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와이파이로만 살려니 너무 답답하고 또 길치라 도저히 스스로를 믿질 못하겠고(...) 여간 불안해서 개통은 아니지만 데이터 전용 USIM칩을 구입했습니다.

  NTT DOCOMO 계열의 회사 DMM에서 신청했는데, 초기 USIM 대여비가 별도라고 해도 3GB에 850엔입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최소 유지기간이 1달이니 저같은 단기 유학생에게는 참 좋은 플랜인 것 같습니다. 데이터와 전화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플랜 역시 저렴하지만, 최소 유지기간이 1년이라(해약비 9000엔!!!) 장기 체류자에게 추천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참고! → http://mvno.dmm.com/fee/index.html




  이렇게 쭈우욱 생활을 돌아보니 한 게 많으면서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음... 묘하네요. 하여간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학교생활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게 함정. 수업은 하루에 오전수업 2개밖에 없는데도 개강을 하긴 한 건지 의외로 또 시간이 금세 지납니다. 자취도 하고 있으니 더더욱요. 부지런히 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안경도 깨먹지 말고. (...)

  글 쓰는 지금은 D+22. 태풍이 상륙중이라 바람이 아주 격렬하게 불어재끼고 있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강이 있어서 혹시라도 내일 그 강이 불어나서 학교를 갈 수 있을런지 은근 기대... 아니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