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일기 :: D+1 진짜 도착! 신슈대학 국제교류회관

2016. 9. 17. 15:14Let's go/Shinshu


2016. 9. 15



  오전 8시쯤 호텔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와 조식을 먹었습니다. 양식과 일식 두 가지가 뷔페식으로 준비되어있었는데, 전날 제대로 먹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좀 든든하게 먹자 싶어 모험 대신 무난한 양식을 택했습니다. 모닝빵, 스크렘블드 에그, 소시지, 감자 샐러드를 담았는데 예상 외로 맛있었어요!



  조금 흐린 날씨. 원래 도착했을 때 찍어야 했지만 너무 어두워져서 체크 아웃 하고 난 뒤에야 찍었던 호텔 서던크로스인마츠모토 앞. 호텔이라기보단 여관에 가깝지만 아주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호○스닷컴에서 쿠폰 이용해서 1인실 6만원 초반에 예약했습니다. 호텔에서 나올 때 어떤 아주머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유학생이라고 하니 마츠모토의 이런저런 팁과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같이 교환학생 온 친구 기다리는 동안 주변 돌아다니면서 찍은, 아무 의미없는 사진들. 원래는 마지막 사진 근방의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짐이 많아서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기사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솔직히 절반은 이해 못했습니다. (...) 호텔에서 국제교류회관까지는 딱 1400엔. 택시 요금은 더치페이 했다고 쳐도 공항에서 기숙사까지 9400엔(......) 정말 멉니다.

  회관에 어색하게 들어서자 국제교류회관의 스태프 두 분께서 정말 감사하게도 각각 저희의 짐을 방까지 옮겨주신 다음 (특히 저는 어깨랑 팔 등 허리 하여간 상체가 다 아파서 정말 가뭄에 단비같았습니다. 사실 글 쓰는 지금까지도 근육통이 가시지 않았어요), 회관의 이곳저곳을 안내해주셨습니다. 정확한 직책의 명칭이 기억나지 않으나 이후 OT에서 레지던스 어시스트라고 했던것 같습니다. 여태까지의 여정으로 기운도 차리고 자신감도 생긴 저는 안내를 받는 내내 들떠서 아무 말이나 지껄였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니 호응해주신게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약간 들뜬 어린이 맞장구 쳐주는 느낌이었는데... 하여간 죄송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부터 살 곳.



  한국에서 보냈던 EMS가 현관에서 먼저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모든 짐을 내려놓으니 여독으로 고통받았던 심신이 편-안해지며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되었다는 게 정말로 실감났습니다.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기 전에 얼른 짐을 풀어 정리해두고 나눠준 안내문을 읽거나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정오가 좀 넘어서 슬슬 점심을 먹어볼까 하고 동네를 돌아보려다, 괜히 길만 잃을까봐 가장 가까운 마트로 갔습니다. 돈가스덮밥 같은 걸 사 먹었는데 왠지 잘 넘어가지 않아서 대부분 남기고(...) 방으로 가져왔습니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침구 세트도 빌렸습니다. 이불같은 건 부치는 것보다 빌리는게 여러모로 나은 것 같아요.

  그 뒤로는 잠시 친구네 방에서 필요한 서류를 쓰거나 와이파이 설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3시에 OT에 참석했습니다. 거기서 전날 제게 메일을 보냈던 튜터와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ㅠㅠㅠ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OT 이후에는 생필품을 사러 마트에 갔는데 회관에서 많이 떨어진 곳으로 가서 제 발로 두 번 다시 가진 못할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쪽 마트가 더 저렴하다고 하네요. 6시에는 관리실에서 물품 무료 나눔(?)을 했는데 거기서 무려 밥솥을 얻어왔습니다! 맘이 한결 놓입니다. 7시쯤 튜터와 헤어지고 방 정리를 한 번 더 하고 나서야! 낮에 먹다 남긴... 차게 식은 돈가스덮밥을 먹었습니다.


  이쯤에서 방 소개!



  유일하게 낮사진(...) 냉장고와 침대. 냉장고가 상당히 작습니다. 1.5L 짜리 생수병은 뉘여서 놓아야 하는 거나(꺼낼 때 무지도 시끄러움) 문을 열면 세워둔 병은 다 쓰러지는 점은 불만이에요. 친구 방에 있던 냉장고는 짱 크던데! 쳇. 그래도 침대는 집에 있던 것보다 커서 좋았습니다. 1인용이긴 하지만, 집에 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쓰던 침대라 살짝 좁거든요.



  침대 앞에는 후크와 베란다가 있습니다.



  베란다. 한국에서 가져온 삼선 슬리퍼와 일본식 건조 행거의 콜라보가 포인트 (???)



  식량창고! 햇반, 라면, 참치캔, 김, 김치, 멸치볶음, 오징어젓갈, 인스턴트 스프(집에서 나빼고 아무도 안 먹어서 가져옴) 정도.



  책상이랑 책장. 집에서 쓰던 것보다 넓어서 좋네요.



  옷장. 안에는 캐리어랑 겨울 외투까지!



  주방. 오갈데없이 널부러져있는 전기밥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튜터가 가르쳐주길 밥솥은 일본어로 炊飯器(すいはんき)라고 합니다.



  욕실. 좁지만 벽과 바닥이 타일이 아니라서 그런가 매우 깔끔해보였습니다. 수도꼭지가 2개로 나뉘어져 있는 건 조금 적응해야 할 듯.



  마지막으로 현관이랑 신발장.




  전체적으로 건물이 오래되어서 낡긴 했지만 사는 데는 전혀 지장 없을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마츠모토 라이프 하지마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