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레이드 경험담 : 효월편

2024. 5. 19. 23:46Game

이미지는 내용과 무관함 (썸네일용...)

  절 레이드 도장깨기 그 후 2년. "현역 절 레이드"를 처음으로 경험해본 시즌이라는 것 외엔 별반 다르지 않은 경험담이다. 실력 면에서 성장했는가? 아니오. 화를 덜 냈는가? 전혀 아니오. 그러려고 노력은 했는가? 솔직히 네. 그런데 이 자식들이 먼저 날 어렵게 했어요.


절 용시전쟁(이하 절용시)

  나를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 반짝이 무기!와 더불어 현역 클리어 기록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의욕을 가득 넣고 시작했다.

내가 게임에서도 구직난을 겪다니

  공팟으로 갈까 공대로 갈까 고민하다가 뒤늦게 공대를 알아봤는데 패치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대부분 모집을 마감한 상태였다. 레이드 구조상 나이트가 딜을 내기 어려워 들어갈 만한 자리도 많진 않았다. 겨우겨우 시간과 조건이 맞는 글에 연락을 드릴 때도 나이트 ST으로 하되 건브레이커 스왑이 가능하다고 바짓가랑이 붙잡듯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해야 공대에 가입이 될 것 같았다... 다행히 이전 절 클리어 기록이 있어서 꽤 좋게 봤던 것 같다.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트라이 앞에 주직 장사없다

  일단... 길다. 공략 편의상 "0 페이즈"로 통용하는 말하자면 전쟁의 서막, 인트로 같은 부분이 있다. 이렇게까지 페이즈가 세세한 레이드는 처음이다. 실제 게임 속 시간선을 반영해서 이슈가르드 교황청(레벨 57)을 시작점으로 둔 컨셉은 좋다고 생각한다. 파티가 전멸하면 진행 상황이 1 페이즈부터 저장되다보니, 초반 진도를 벗어나면 거의 없는 구간 셈 치긴 하지만.

  1 페이즈는 메테오 기믹이 제일 인상 깊다. 억까 패턴도 솔직히 처음에나 좀 짜증나지 나중에는 나름 재미도 느꼈다. MT에게 생존기 주는 타이밍도 빡빡했지만 재밌었고. 여기까진 할만 했는데 문제는 2 페이즈로 넘어가는 딜컷이었다. 공대 조합만 따져보면 안정화를 좀 더 해보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 진도 보는 것도 중요하니까... 이 시점에 건브로 스왑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시상 공간의 운석 운전사
이런 미친 짓 하지 맙시다

  그렇게 넘어간 2 페이즈에서 우리 공대는 첫 고비를 맞이했다. 1 페이즈의 뇌창이나 메테오도 은근 까다롭긴 했지만 벌써 좌절하기에는... 절용시는 길다...! 구간은 짧아도 주사위 패턴 안정화가 쉽지 않았다. 시뮬레이션을 열심히 하고 들어가도 막상 실제로 해보면 템포가 상당히 빨라서 처음 봤을 때도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클리어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빨꼬리밖에서안!!! 만큼은 잊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고생하면서 외웠더랬지. 그래도 니드호그 환영 셋이 꿍! 떨어지는 건 멋있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5 페이즈

  5 페이즈. 뭐랄까, 마일스톤이 있다면 여기다 하나 꽂아주고 싶다. 여기가 "진짜 시작"이라고. 글 쓰려고 생각만 해도 한숨이 푹푹 난다. 풍창 눈치 싸움에 죽음 마안 공격까지. 하나하나 까다로워서 한 명이라도 방심하면...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정말 지겹도록 봐서 간신히 넘기고 그 이후 진도의 파티를 들어가도, 심지어 클목이나 파밍팟을 가도 5 페이즈 만큼은 한 번에 넘어가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 뒤로는 좀 달라졌을까? 23년도 초까지는 아무튼 그랬다.) 들어갔던 공대도 6 페이즈를 볼락말락 하다가 진도가 너무 나가지 않아서 안타깝게 해산했다.

  딱 긴장이 풀릴 타이밍에 이런 기믹을 낑겨 넣어서 긴장이 풀리지 않게끔 하려는 것이 의도였을까... 설계는 좋지만 맵 외곽 기믹에 취약한 나는 스트레스를 너무 극심하게 받았던 구간이었다.

"아크몬 안정화 ~ 클목"

  6 페이즈는... 일단 아크 몬을 잘 넘긴다면 빠르게 안정화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클리어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그놈의 아크 몬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에게는 5 페이즈가 있어서 적어도 이 글에서 최악 같은 소리는 면했지만 잘 미끄러지는 구간이라, "아크몬 안정화"란 공팟을 좀 다녀본 사람들에게는 어떤 대명사와도 같은 말이기도 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맵 주변의 용과 불 구슬의 위치에 따라 아크몬 안전지대를 확인하면서 버프를 확인해야 하는, 눈이 매우 바쁜 구간이다. 말이 간단하지 실제로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엄청 고생했다. 스스로도 이게 왜 안되냐며 엄청나게 답답해하며 트라이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마지막 7 페이즈.

신난다!

  매우 아픈 탱버급 평타와 함께 돌아오는 긴박한 탱교가 너무 재밌었던 구간이다. 처음엔 도발과 기피를 주고 받을 수 있지만, 뒤로 갈 수록 쿨타임이 돌지 않아 도발과 스탠스 on/off로만 어그로 수치를 컨트롤 할 수 있는데 그게 위험하면서도 짜릿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끝만 좋으면 좋게 기억하는게 인간이라지만 도저히 절용시는 다시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트라이 하는 동안 얼마나 울분을 토했는지. 실제로 화를 내다 못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

  가장 속상했던 부분은 언제나 나 자신의 부족함! 무력함! 왜 그걸 못해! 같은 것이지만... 어떤 증오심이 이렇게 날카롭게 벼려진 적은 없었다. 6 페이즈를 트라이 하던 시기에 진도 사기가 너무 많아서, 진도는 커녕 그 전 기믹만 안정화하다 끝난 경우가 파다했기 때문이다. 하나만 탓하기 애매한 문제라는 건 알지만 적어도 파티는 제발 본인 진도에 맞게 가자. 본인 연습하는 시간만 아깝고 남 시간 뺏는건 아무렇지도 않은가? 공대도 쫑나고 공팟에서 한 달을 6페에 갇혀있던 사람으로서 하는 부탁이다. 제발.
  ...아무튼 기믹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기게 되어 유감스러운 레이드. 첫 클리어 후에 하는 파밍도 매번 몇 날 며칠을 트라이 해서 우상 하나를 얻는 꼴이라 힘들어서 금방 그만 뒀다.

  레이드의 흐름 자체는 용시전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창천의 이슈가르드 中 주요 이벤트를 따라가며 아주 격렬한 강도로 재구성 되어있는데, 연출이 상당히 아쉬워서... 이거까지 쓰면 진심 오늘 글을 투고할 수가 없어서 생략.


절 오메가 검증전(이하 절메가)

  내가 잠시 파판14에 흥미가 떨어져 접었던 홍련 시즌의 차원의 틈: 오메가 연대기를 기반으로 아주 격렬하게 재 구성한 레이드. 이번 반짝이 무기는 딱히 취향도 아니었지만(동기 부여 실패), 여태까지 나온 건 다 클리어 했으니까 이것도 안 할 이유는 없어서 얼레벌레 시작했다. 이제는 별 감흥도 없이 관성적으로 하는게 조금 두렵다.

삐빅. 동작 오류 감지. 제거.

  기계들이라 그런지 정이 없다고 해야할까. 타이밍, 범위, 데미지 판정이 매우 빡빡해서, 트라이하는 인간조차 기계처럼 정확하게 움직이는게 관건이다.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안 되고 무.조.건. 오차범위 내에서 정확하게. 절용시 같은 널널한 판정을 생각하면 장판도 맞고 딜컷도 족족 걸려버린다.

  모든 절이 그렇듯 1 페이즈부터 만만치 않은 난이도지만, 이 악랄한 기계 녀석은 1 페이즈부터 자비가 없다. 절렉 같은 스타일이랄까. 2페이즈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될 때까지는 1릴 당 환혹약 평균 4 ~ 50개 가량을 썼던 것 같다. 클리어 때까지 쓰고도 남겠지? 싶을 양으로 환혹약 약 1천 병을 준비했었는데, 며칠 사이에 앞 자리수가 크게 바뀌어 흠칫 놀랐다. 결국 중간에 다 떨어져서 틈틈히 구매해서 쓰다보니 1천 병 가량을 더 소모했던 것 같다.

  2 페이즈의 PT는 내가 누누이 말했던 자신 없는 류의 기믹이었는데, 짬이 차서 그런진 몰라도 쉽게 넘어갔다. 그렇게 한동안은 꽤나 즐겁게 트라이 했던것 같다. 절 레이드를 트라이하면서 즐겁다는 감정을 느낀게 도대체 얼마만이었을까...

너는 마음을 알고 나는 마음을 잃고

그래도 알파가 나와서 기뻤다

  ...그러나 즐겁기만 하면 괜히 절 레이드가 아니지. 5 페이즈의 델타 - 시그마 - 오메가로 이어지는 미친 눈치 싸움 기믹에 눈도 머리도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게다가 절용시처럼 한두 개만 찍어서 되는게 아니라, 파티원 전체의 버프를 각자 확인하고 눈치껏 자기 머리 위에 징을 달아서 "어떻게든 해결한다." (...) 물론 정식 공략은 있지만, 아무리 해도 어쩌다 우연히 안 터졌다는 감각이지, 제대로 처리했다고 느낀 적은 정말 손에 꼽았던 것 같다.
  징 찾다가 헤메고 자리 찾다 터지고 다시 시작하고... 마의 한 달이었다. 오메가는 우리를 시험하고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면서 점점 마음을 깨달아가는데 나는 마음을 잃어갔다. 무슨 절을 하든지 이런 고비 같은 구간은 꼭 한 번은 찾아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그래도 발산시키는 것 보다는 마음을 비울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무튼 대부분 개인징을 들고 다니긴 해도, 기믹 특성상 징맨이 있는 쪽이 훨씬 쾌적했던건 사실이다. 절용시도 그렇지만 본인이 감이 있거나 빨리 클리어하고 싶다면 징맨 전직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마지막 페이즈는 모든 파티원이 한 번씩 돌아가면서 3단 리미트 브레이크(이하 리밋)를 사용해서 "유저가 연출을 만들어내도록" 한게 좋았다. 그 외에도 보스가 쓰는 천체 강하(= 용기사 3단 리밋)를 탱커 혼자 맞는다던지, 엑사 변형이라던지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또다시 인간 승리

공팟 돌다가 스카우트 되어 들어간 공대의 공대원들과 함께

   공팟에서 하라고 만든건지 모를 서로를 향한 신뢰 기믹... 에 여러 번 좌절하긴 했지만 결국에는 가장 재미있게 즐겨서 사실 최근에 다시 재활을 시작했다. 5 페이즈 기믹이 난이도를 떠나 짜증을 유발하기로는 정말 손에 꼽는데도 나는 왜... 도대체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 건가 싶긴 하다. 뭐 일단 질릴 때까진 가겠거니.


도장깨기: 효월편을 마무리하며

칭호는 그것이 최선이었나

  절용시 / 절메가 클리어 업적으로 획득하는 칭호는 각각 "창천의 전설", "알파의 전설"이다. 뭔가 엄청 강하다는 느낌도 없고... 어감의 임팩트도 이전 칭호들 보다는 덜해서 좀 아쉽다. 어차피 자주 설정하는 칭호는 따로 있지만서도, 최고난도 컨텐츠를 클리어한 보람 하나가 팍 식어버린 기분. 게다가 자꾸 "젤X의 전설"이 떠오른다구. 떼이얍~!

그래도...

출처 : 네이버 웹툰 '마루는 강쥐'

  힘들어도... 재미있었다.

출처 : 네이버 웹툰 '마루는 강쥐'

  제발로 불길에 뛰어들어서 느끼는 재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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